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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조양동 선사유적지>
속초 조양동 선사유적은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에 위치한 중요한 선사시대 유적으로, 이 지역에서 발견된 다양한 고대 유물들이 속초의 고대 생활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이 유적은 신석기시대 말부터 청동기시대 초기에 이르는 시기의 주거지와 무덤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대 동북아시아와 한반도 간의 문화교류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많은 유적지들이 산간 지역이나 구릉지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자연스럽게 인위적인 개발로부터 보호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강화도의 고인돌 유적지나 화순의 고인돌 유적지 등은 이러한 지리적 고립 덕분에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이 번 현지 답사에서 느끼기에 속초 조양동 선사유적지도 이러한 연유로 지금껏 숨어 있다가 모습을 드러낸 듯합니다.
유적의 위치 및 역사적 배경
조양동 유적은 청초호 인근의 구릉 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이 지역은 과거 선사인들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1991년, 한국토지개발공사가 이 지역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하면서 유적지 조사가 시작되었으며, 1992년 강릉대학교 박물관 발굴조사팀에 의해 본격적인 발굴이 이루어졌습니다.
구릉지대는 여러 가지 이유로 선사시대 사람들이 정착하기에 좋은 장소로 여겨졌습니다.
○ 방어적 이점: 구릉지대는 자연적으로 높은 지형을 제공하므로 외부의 침입이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가 용이합니다. 높은 위치에 자리잡으면 주변을 쉽게 관찰할 수 있어, 잠재적인 위협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습니다. ○ 비옥한 토양: 구릉지대는 종종 농업에 적합한 비옥한 토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가 올 때 물이 자연스럽게 배수되기 때문에 작물이 과도한 물에 잠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기후의 이점: 구릉지대는 평지에 비해 바람이 더 잘 통하고 습도가 낮은 경우가 많아, 곰팡이와 같은 문제를 줄이고 더 건강한 생활 환경을 제공합니다. ○ 자원 접근성: 구릉지대는 숲, 산림, 강 등의 다양한 자연 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자원은 식량, 연료, 건축 재료 등을 얻는 데 필수적입니다. |
○ 수자원의 접근성: 구릉지대는 보통 인근에 강이나 호수 같은 수자원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물을 쉽게 얻을 수 있어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를 제공하며, 농업이나 어업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합니다. 직선거리로 400 m 떨어진 청초호와 2 km 떨어진 동해는 당시에도 매우 유리한 입지 조건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당시의 지형은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구릉지대는 선사시대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자원을 활용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했으며, 이로 인해 정착지로 선호되었습니다.
주거지와 출토 유물
이 유적에서는 총 7기의 장방형 집자리가 확인되었습니다. 집자리의 바닥은 고운 점토와 마사토를 혼합하여 단단하게 다져진 형태로, 내부에는 화덕자리, 저장구덩이, 기둥구멍 등의 시설이 있었습니다. 기둥구멍의 배열과 구조를 통해 이 주거지들이 맞배지붕을 가진 구조였을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주거지에서 출토된 유물로는 굽다리잔, 구멍무늬토기, 붉은 토기와 같은 다양한 토기류와 돌도끼, 돌검, 화살촉 등의 석기류가 포함됩니다. 특히 굽다리잔과 겹아가리토기편은 남한에서 출토된 적이 거의 없어, 이 지역이 동북아시아와의 문화교류가 이루어진 곳임을 시사합니다.
밎배지붕은 청동기 시대의 주거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적인 지붕 구조로, 두 개의 경사진 지붕면이 마치 책을 엎어놓은 듯한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지붕 구조는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으로 비와 눈을 배수할 수 있어 당시 주거지의 안정성을 높였습니다. 맞배지붕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박공입니다. 박공은 지붕의 경사면과 벽이 만나는 삼각형의 공간을 의미하며, 주로 건물의 측면에 위치합니다. 청동기 시대의 주거지에서 맞배지붕은 실용적인 이유로 선택되었으며, 구조적으로 튼튼하면서도 제작이 비교적 간단하여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동양의 청동기 시대 주거지: 박공이 있는 부분이 건물의 양측면을 형성하며, 주거지의 지붕을 단순하고 기능적으로 설계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 시기의 건물은 주로 목재와 흙을 사용해 지어졌으며, 맞배지붕은 이러한 재료와 잘 어울리는 구조였습니다. 서양의 청동기 시대 주거지: 비슷한 구조의 지붕을 사용했지만, 주로 방어와 기능을 중시하는 설계가 많았습니다. 박공이 있는 부분은 건물의 입면으로 사용되지 않고, 건물의 측면에 위치하여 단순함을 유지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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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다리잔/굽손잡이잔 굽손잡이 잔은 그릇의 몸체에 손잡이가 붙어있는 형태의 토기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토기는 주로 동북아시아 지역, 특히 한반도 북부와 중국 동북부에서 발견된 바 있습니다. 이 그릇은 주로 의식용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독특한 형태와 제작 방식으로 인해 해당 문화권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속초 조양동에서 출토된 굽손잡이 그릇은 그 지역이 단순히 고립된 문화권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다른 지역과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음을 시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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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아가리토기편 이중으로 된 아가리를 가진 독특한 형태의 토기로, 이중구연토기라고도 불립니다. 이 토기는 일반적으로 구멍무늬나 빗금무늬 등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이러한 장식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토기 양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겹아가리 토기의 출토는 이 지역의 청동기 시대 사람들이 동북아시아의 영향을 받아 이러한 복잡한 토기 제작 기술을 수용했음을 나타냅니다. |
굽다리잔과 겹아가리토기의 출토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간의 문화적 연관성을 시사합니다. 이 동북아시아 지역은 주로 중국 동북부와 러시아 극동 지역을 포함하며, 만주와 시베리아 일부도 포함됩니다. 이러한 지역들은 청동기 시대와 초기 철기 시대에 걸쳐 한반도와 활발한 문화 교류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굽다리잔과 같은 유물들이 이 지역에서 출토된 것과 유사한 형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이들 지역과 한반도 간의 기술과 문화의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당시의 문화적, 사회적 네트워크가 매우 넓고 복잡하게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다음은 우리나라의 구석기 시대부터 철기 시대까지의 주요 연대표입니다. 이 연대는 대략적인 것으로, 각 시대의 시작과 끝은 지역과 학자들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시대 | 기간 (대략적인 연도) | 주요 특징 |
구석기 시대 | 약 70만 년 전 ~ 기원전 8000년 | 뗀석기 사용, 채집과 수렵 생활, 동굴과 야외 거주지 |
중석기 시대 | 기원전 8000년 ~ 기원전 6000년 | 구석기와 신석기 사이의 과도기, 점차적인 석기 도구의 정교화, 초기 농업의 징후 |
신석기 시대 | 기원전 8000년 ~ 기원전 1500년 | 빗살무늬 토기 사용, 정착 생활과 농업의 시작, 가축 사육 |
청동기 시대 | 기원전 1500년 ~ 기원전 300년 | 청동기 사용, 고인돌과 같은 무덤 형식 발전, 농업과 사회적 계층화 심화 |
철기 시대 | 기원전 300년 ~ 서기 300년 | 철제 무기와 도구 사용, 초기 국가 형성, 한반도에 중국의 영향이 본격화 |
이 연대표는 한국의 선사시대와 고대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기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구석기 시대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생활 양식이었으며, 중석기 시대는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전환되는 과도기였습니다. 신석기 시대에는 정착 생활과 농업이 시작되었고, 청동기 시대에는 사회적 구조와 기술이 더욱 발전했습니다. 철기 시대는 철기를 사용한 초기 국가들이 형성되면서, 한국의 고대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고인돌과 중요성
조양동 유적지 내에는 2기의 고인돌도 발견되었습니다. 1호 고인돌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발견되었으며, 묘곽의 바닥에 납작한 할석을 깔고 네 벽을 큼직한 할석으로 쌓아 전형적인 석곽형 개석식 고인돌 구조를 보입니다. 여기에서는 부채모양 청동도끼와 돌화살촉 등이 출토되었습니다.
석곽형 개석식 고인돌은 고대 무덤 구조의 한 유형으로,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갖습니다. 구조적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석곽(石槨)형: 큰 돌을 사용하여 무덤의 내부 구조를 형성하는 방식입니다. 네 벽을 큰 돌로 쌓아서 직사각형이나 정사각형의 공간을 만듭니다. 묘실의 바닥은 주로 납작한 돌을 깔아 만들며, 이러한 구조는 묘의 견고함과 내구성을 높입니다.
○ 개석(蓋石)식: 묘곽의 위에 큰 덮개돌(뚜껑돌)을 올려놓는 방식입니다. 이 덮개돌은 무덤을 보호하고 봉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별도의 뚜껑돌 없이 묘곽의 상부에 직접 덮개돌을 올려놓는 방식으로,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구조입니다.
또한 석곽형 개석식 고인돌은 한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와 세계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는 고대 무덤 구조 중 하나입니다. 이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예시로는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습니다.
여기 석곽형 개석식 고인돌과 유사한 예시들을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지역 | 유적지 | 주요 특징 | 설명 |
한국 | 강화도 고인돌 | 석곽형 개석식 고인돌 | 한반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고인돌 유적.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이 존재합니다. |
한국 | 화순 고인돌 | 석곽형 개석식 고인돌 | 전라남도 화순에 위치한 고인돌 유적으로, 대규모의 석곽형 고인돌이 발견됩니다. 고인돌의 묘실 내부와 덮개돌이 특징입니다. |
일본 | 일본의 고분 | 석곽형 구조의 고분 | 일본 전역에 걸쳐 발견되는 고분들로, 거대한 돌을 이용해 묘실을 만들고 덮개돌을 올린 구조가 특징입니다. |
유럽 | 프랑스 카르낙 유적 | 메갈리식 구조 | 프랑스의 카르낙 유적은 스톤헨지와 유사한 형태의 거석 기념물로, 거대한 돌을 이용한 의식적 또는 무덤 구조로 여겨집니다. |
유럽 | 아일랜드 뉴그레인지 | 메갈리식 구조 | 아일랜드의 뉴그레인지 유적은 커다란 돌을 이용해 묘실을 만들고 그 위에 덮개돌을 올린 형태로, 기원전 320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
※ 청동기 유적지
우리 나라의 청동기 유적지를 표시한 지도입니다. 숫자(밀집 지역에 있는 유적지 숫자)나 표지를 클릭하시면 유적지 명칭과 위치가 전시됩니다.
문화적 의의
속초 조양동 유적의 발굴은 남한지방의 민무늬토기 유적에서 동북계 토기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발견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강원도 영동지방이 남한지방의 민무늬토기문화 형성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점과 함께, 동북지방과의 문화교류 경로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유적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동북아시아와 한반도 간의 문화적 유통은 여러 가지 고고학적 증거를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유사한 시기에 나타난 이러한 증거들은 이 지역들 간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음을 보여줍니다. 다음은 동북아시아와 한반도 간의 유통을 뒷받침하는 다른 근거들입니다.
증거 유형 | 설명 | 관련 지역 |
청동 단검 | 한반도와 만주,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청동 단검이 유사한 형태를 가짐. | 한반도, 만주, 시베리아 |
청동 거울 |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발견된 청동 거울은 유사한 문양과 제작 기법을 가짐. | 한반도, 동북아시아 |
돌무지무덤(적석총) | 한반도, 만주, 일본에서 발견되는 돌무지무덤은 구조적 특징이 매우 유사함. | 한반도, 만주, 일본 |
고인돌 | 동북아시아 전역에서 발견되며, 특히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에서 많이 출토됨. | 한반도, 중국 동북부 |
옥 장신구 |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발견되는 옥 장신구들은 상업적, 문화적 교류를 시사함. | 한반도, 랴오닝성, 중국 동북부 |
철기 기술 전파 | 철기 제작 기술이 중국 동북부를 거쳐 한반도로 전파됨. | 한반도, 중국 동북부 |
관리 현황과 도전 과제
현재 속초 조양동 유적은 속초시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일부 집터는 복구되어 전시 중입니다. 하지만 주변 개발과 관련된 문제들이 존재하며, 유적지의 보존과 도시 개발 간의 균형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유적의 발굴과 연구는 속초 지역의 고대 역사를 이해하고, 동북아시아와 한반도 간의 초기 문화교류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유적지는 그 학문적 가치와 역사적 중요성으로 인해 계속해서 연구와 보호가 이루어져야 할 중요한 문화유산입니다.